지난해 말 대한의사협회가 전국 16세~69세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부미용 치료에 부가세를 부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찬성 보다 2배 많은 63.4%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8.7%는 부가세가 부과된다는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질적으로 부담이 가중되는 국민들에게 고지가 미흡한 법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2014년 1월부터 턱교정 수술이나 지방흡입, 제모 등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 시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내용이 포함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쌍꺼풀 수술, 코 성형수술, 유방확대 및 축소술, 지방흡입술, 주름살 제거술 등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과 외모개선 목적의 턱안면 교정술(악교정 수술)이 과세 대상에 추가되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외모개선의 목적이라는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으로, 단순히 아름다운 외모를 만들기 위해 수술을 하는 것인지 또는 기능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술로 치료하기 위한 것인지 파악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강진한 서울턱치과 구강악안면외과 치의학 박사는 “법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요양 급여를 받지 않는 경우에만 부가세를 부과한다고 되어 있는데 요양급여 지급 대상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 목적과 기준 자체가 다른데다 너무 협소하여 해당되는 환자가 거의 없어 실질적인 기준이 되지 못한다”며 “외모개선이 목적이냐 치료가 목적이냐에 대한 구분 기준과 요양급여 대상이 되냐 못되냐의 구분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요양급여 대상자만 치료 목적으로 악교정 수술을 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실례로 요양급여 대상자는 두개골 이상 등의 선천성 기형이나 종양이 있는 경우, 교정 전 치아 간 거리가 10mm 이상인 경우 등에만 해당되므로 실제로 악교정 수술을 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해당되지 않는다. 악교정 수술은 턱의 위치나 형태에 이상이 생겨 안면비대칭이나 치아의 부정교합이 발생하면서 음식을 제대로 씹어먹지 못하거나 발음이 부정확한 환자가 치료를 위해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강진한 박사는 “이와 함께 안면비대칭이나 치아 부정교합으로 인해 소화장애, 위장장애, 콤플렉스로 인한 상처를 받거나 사회와의 단절을 겪는 환자들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며 “특히 부가세 부과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관련 법안에 대한 개정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